영T의 영어공부

[하루 한장 원서 읽기] The Selfish Gene, Richard Dawkins

영T의 영어 2024. 10. 14. 08:36
반응형

이기적유전자 page4

반응형

 

 

생물학적 본성으로부터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는 이기심을 타고나기 때문에 관대함과 이타심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우리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그들의 설계를 무너뜨릴 기회를 가지게 되며, 이는 지금까지 어떤 종도 시도한 적이 없는 일이다.

교육에 대한 이 논의와 더불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특성이 고정되어 있으며 수정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류라고 본다. 이 생각은 흔히 퍼져 있지만, 우리의 유전자가 이기적으로 행동하라고 지시하더라도 평생 그 지시에 따를 필요는 없다. 물론 유전적으로 이타심을 프로그래밍된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동물들 중에서도 인간은 특히 문화에 의해 지배되며, 문화는 학습되고 전승된 영향들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문화가 너무나 중요해서 유전자가 이기적이든 아니든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데 거의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본성 대 양육(nature versus nurture)’ 논쟁에서 어디에 입장을 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이제 이 책이 아닌 두 번째 주제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책은 본성과 양육 논쟁에서 한쪽 입장을 옹호하지 않는다. 물론 나에게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이 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다만 마지막 장에서 제시할 문화에 대한 견해 속에 암시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만약 유전자가 현대 인간 행동의 결정에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리고 우리가 동물들 중에서도 이 면에서 독특한 존재라면, 우리가 예외가 된 이 규칙을 탐구하는 것은 최소한 흥미로운 일이라고 본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 종이 특별하지 않다면, 그 규칙을 더욱더 깊이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책이 아닌 세 번째 주제는 인간이나 특정 동물 종의 구체적인 행동을 서술하지 않는다. 나는 사실적인 내용을 단지 설명적인 예시로만 사용한다. ‘만약 당신이 개코원숭이(baboons)의 행동을 관찰하면 그것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기적 유전자 page5

 

그러므로 인간의 행동도 이기적일 가능성이 높다. 나의 ‘시카고 갱스터’ 논증의 논리는 다르다. 인간과 비비(baboon)는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 자연선택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면,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모든 것은 이기적이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비비, 인간, 그리고 다른 모든 생명체의 행동을 관찰할 때 그것이 이기적일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 만약 우리의 예상이 틀리고 인간의 행동이 진정으로 이타적임을 관찰하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인가 수수께끼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되며 그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기 전에 정의가 필요하다. 비비와 같은 개체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다른 개체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할 때, 그것을 이타적이라고 한다. 반면 이기적 행동은 정확히 반대의 효과를 낸다. 여기서 ‘복지’는 ‘생존 가능성’으로 정의되며, 실제 생사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해서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포함된다. 현대 다윈 이론의 놀라운 결과 중 하나는 생존 확률에 대한 사소해 보이는 작은 영향도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러한 영향이 드러나기까지 충분히 긴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타심과 이기심에 대한 위의 정의가 행동적(behavioural)이지 주관적(subjective)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나는 동기 심리학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실제로는 은밀한 또는 무의식적인 이기적 동기 때문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의할 생각도 없다. 그들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는 아니다. 내가 내리는 정의는 오직 행동의 효과가 이타적 행동을 한 개체의 생존 가능성을, 그리고 혜택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개체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지 높이는지 여부에만 관심이 있다.

 

이기적유전자 page6

 

 

행동이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 된다. 실제로 우리가 정의를 실제 행동에 적용할 때, ‘겉보기에는(apparently)’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이타적인 행동이란, 이타적인 존재가 조금이라도 더 죽을 가능성을 높이고, 혜택을 받는 쪽이 더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말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겉보기에는 이타적인 행동들이 사실은 변장된 이기심인 경우가 종종 드러난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러한 행동의 근본적인 동기가 은밀히 이기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실제 효과가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라는 점이다.

나는 겉보기에는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의 몇 가지 예시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 자신의 종(인간)을 다루면서 주관적인 사고 습관을 억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다른 동물들의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먼저, 개별 동물들이 보이는 다양한 이기적 행동의 예를 다룬다.

검은머리갈매기(Blackheaded gull)는 큰 군집을 이루어 둥지를 틀며, 둥지들 간의 거리는 불과 몇 피트밖에 되지 않는다. 새끼가 처음 부화했을 때는 작고 무방비 상태에 있어 삼키기 쉽다. 갈매기 한 마리가 이웃의 둥지를 노리는 일은 흔하게 일어난다. 이웃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예를 들어 낚시를 하러 간 틈을 타서 새끼를 덮쳐 통째로 삼켜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 갈매기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 자신의 둥지를 비워두지 않고도 영양가 높은 식사를 얻게 된다.

더 잘 알려진 사례는 사마귀 암컷의 소름 끼치는 식인 행위다. 사마귀는 육식성 곤충으로, 평소 파리와 같은 작은 곤충을 잡아먹지만, 움직이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 공격한다. 짝짓기할 때, 수컷은 조심스럽게 암컷에게 다가가 올라타서 교미를 시도한다. 암컷이 기회를 잡으면, 수컷의 머리를 물어뜯으며 그를 잡아먹는다. 이는 또한 수컷이 다가갈 때나 교미를 막 시작했을 때, 혹은 교미가 끝나자마자 이루어진다.